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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니다. 루디. ”

'사랑받는 강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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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랄의 중심. 온갖 서적과 문서와 양피지가 나뒹구는 게르 안.

원래라면 아그립냐로 향했을 발걸음이지만 채비 도중 소집 요구가 들어왔기에 어쩔 수 없이 방향을 바꿨다. 

외관

어깨까지 내려온 칠흑처럼 검고 푸석한 곱슬머리에 날카롭게 올라간 눈, 상처투성이인 얼굴과 손이며 흔들림 없는 보랏빛의 눈동자까지. 여전히 입꼬리가 올라갈 날은 잘 없지만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에 여유로움이 돋보였다. 옷은 눈에 띄지 않으려는 듯 전체적으로 어두운 갈색 계열이며, 끝이 해지고 찢어져 거의 원형이 남지 않은 망토를 두르고 다니는 것이 평소의 행색. 도끼는 단순히 손에 잡히는 걸 가져온 거라고 한다. 사용하는 무기가 국한되진 않는 듯.

맹약자

성격

과묵함/일심전력/헌신적임

 

[상냥하고 과묵함]

꾸준하게 말 수가 적고 몸짓도 적다. 생각이 깊은 것도 여전하지만 예전만큼 뜸을 들이거나 말을 더듬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고, 싫은 건 싫다 말할 수 있는 솔직함을 지녔다. 어째 뻔뻔함도 조금 기른 건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입술을 비죽이고 모르쇠 일관하는 면모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제 성정 어디 안 간다고, 금세 얼굴을 풀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인다. 사교성은... 글쎄.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낯선 이를 대하는 건 어렵다고 말한다. 말재주가 그리 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또한 감정이 많고 정에 진다.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들이 사소한 계기로도 불쑥 튀어나오지만 티를 잘 내지 않아 그를 모르는 이라면 표정을 읽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그만큼 남의 감정에 쉽게 동요하고, 공감할 수 있어 하며 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도 적지 않았다. 주위에 휩쓸리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어 이득을 보기보단 손해를 보며 사는 날이 더 많다. 허나 이에 불만을 토로하거나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는 제 성격을 어느 정도 좋아한다 볼 수 있겠다. 

 

[진취적인 노력가]

자신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자는 것이 그의 현재 모토일 정도로 성실하게 자랐다. 신중하게 탐색하고, 골몰하여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건 이루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약간의 욕심도 키워서 배우고자 하는 건 될 수 있는 한 배워왔다. 재능이 있었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아무튼 경험이 중요한 거라고 그는 늘 말한다. 그렇게 배운 만큼 얻은 것이 있다면 끈기와 융통성, 그리고 용기였다. 새로운 것을 접하는 거에 더는 거부감이 없고 되려 기억하려고 애를 썼다. 눈에 모든 것을 담고, 온갖 소리를 듣고 손에 쥐어보는 것을 즐긴다.

그래선지 독립적인 성향도 강했는데, 될 수 있으면 자신이 혼자서 해내길 원했다. 구석진 곳에 앉아 무얼 열심히 적기도 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만 오롯이 홀로 감내할 생각은 없는지, 영 안되겠다 싶으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게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도 않은데, 아직도 민망해하며 귀를 붉힌다. 그가 아무 거리낌 없이 대하는 이는 오로지 셋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투철한 희생정신]

언제나 남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또 좋아하는 그로선 헌신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움을 주고 챙겨주는 일을 당연시 여기며 굳이 말을 건네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와 손을 내밀어 준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다칠 수 있다고 판단될 때에도 망설임 없이 나서는 모습은 어찌 보면 무모하다 생각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자신은 이것이 옳은 일이라 믿었고 앞으로도 변치 않으리라 확신한다. 이에 대해 칭찬하면 그는 크게 기뻐하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둔다. 여기서 10에 9할은 그의 희생적인 성격이 온전히 선의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일까, 에 대한 의문을 떨치지 못할 수도 있겠으나... 아무리 이익을 위해 한다지만 제 한 몸 불사르며 친우도 아닌 자를 도우려 할까. 이러나저러나 본인이 좋아한다니 말리려야 말릴 수도 없겠지만.

 

그리고 여기서 약간의 버릇이 생겼는데, 그게 바로 잔소리다. 호의와 참견은 종이 한 끗 차이니, 그도 그것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남을 걱정하여 하는 소리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정도를 지나치면 안 될 말이었다. 그리고 본인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지 때때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래도 결론은 항상 잔소리로 끝맺음 되니, 이 버릇이 고쳐지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성싶었다.

영웅

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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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떠돌이 용병]

엄밀히 말하자면 떠돌이 용병에 더 가까웠다. 그는 늘 발 쉴 틈 없이 돌아다녔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나서서 찾아다닌 것이다. 용병이라고는 하지만 달리 소속된 곳은 없다. 그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제 이름 영웅이라 불릴 곳 찾아 안개를 달고 무기를 집어 들었다. 마른하늘인데도 물안개가 끼는 곳이면 그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리는 바와 같다. 이 때문에 자잘한 흉터가 늘고 옷도 낡아빠졌다. 하물며 머리는 또 어떠한가. 그는 3년에 한 번 두어달의 휴식기를 가지는데, 그때를 제외하고는 머리를 자르는 날이 잘 없었다. 그 머리 길이로 유랑한 기간을 재 볼 수도 있으니,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식이기도 하다. 휴식기를 가질 때는 한 달은 케렌에, 다른 한 달은 약속을 지키는 데에 썼다.

 

그러면 돌아다니며 정확히 무엇을 했냐, 하면 당연히 영웅 행세였다. 작게는 어린아이 달래주기부터 환상종과의 싸움까지. 종류 불문하고 도움 닿는 곳이면 어디든 향하고 다녔다. 보수를 딱히 바라고 하는 일도 아니란다. 누군가는 가식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기만이라 칭할지언정 그는 개의치 않는다. 남의 질타에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멘탈은 필시 가르멜에서 배웠으리라. 그 짧은 기간 동안 받은 호의는 그가 평생을 베풀고 다닐 힘을 만들어주었다. 더불어 세상을 둘러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영웅. 단 두 마디.

세간에 영웅이라 불릴 자 있으면 그건 필시 검은 안개를 몰고 오는 자이니. 소속된 곳 없다는 건 어디에도 소속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위험 지역은 물론 최전방의 전쟁터도 구별 없이 나타나고, 또 안개처럼 사라진다. 언제 어디서든 비밀스레 모습을 보이고 그 업적과 영광을 안은 채 떠나니, 그리하여 모두는 그를 영웅이라 칭한다.

 

[불운의 켈란]

그럼에도 그가 '돌아갈 곳'이라 칭하는 장소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제 고향이었다. 여전히 바다를 두려워하고 배를 타지 못하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휴식기를 가질 때면 그는 늘 제 고향을 찾았다. 그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머물기로 결정한 이유에 한몫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가 있고, 소중한 것들을 안전하게 보관할 상자가 있기 때문에. 집에도 변화가 생겼다. 우선 제 방을 증축하여 사람 넷이 들어가도 넉넉할 만큼의 공간이 생겼고, 누가 방문하든 편안히 머물 수 있도록 늘 모든 장소가 정돈되어 있다는 것 정도.

 

불운의 켈란이란 호칭도 사라졌다. 아델의 사람들은 그를 칭할 때 영웅이라 말한다. 그는 그걸 좋아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다. 민망하고 쑥스러운 감정에 도통 익숙해지지가 않아 주목을 받으면 저만치 달아나고 없는 진풍경을 아델에서는 일상처럼 볼 수 있다. 그가 여전히 사교성을 기르지 못한 까닭도 이 때문이리라. 타인은 좋아하지만 온전히 마음을 열기까지의 시간이 길었다.

[호불호]

바다, 들판,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에 반짝이는 보석과 밤하늘에 뜬 별까지. 좋아하는 걸 나열해 보라 하면 하루 종일도 주절거릴 수 있을 만큼 가슴에 품은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타인을 좋아한다.  타인에게 받는 친절, 혹은 감사 인사. 사소한 거라도 좋았다. 그저 이런 식으로 기억되는 것도 기뻐하는 모양이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집착적이진 않지만, 기회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았다. 싫어하는 것은 딱히 없다. 두려워하는 거라면 상실과 잊힘. 장난으로라도 널 잊을 거란 말을 듣는 걸 극도로 무서워한다. 유일하게 정색하는 일이기도 하다.

 

활쏘기, 말타기, 검술과 약초 보는 법을 조금 알고, 할 수 있다. 이는 영웅 행세를 하는 내내 곁에 있어준 세 명의 친우들이 알려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힘들고 지친 나날들은 있을지언정 슬프고 괴로운 기억은 없었다. 그를 지탱해 주는 사람이 셋이나 있었으니, 이리도 바람직하게 자란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검은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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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자국이라도 흔들려선 안 돼. 눈앞이 안개로 뒤덮이고 싶지 않다면.

 

해가 지는 저녁부터, 해가 뜨기 직전인 새벽녘의 경점에 간혹 출몰한다. 익숙한 공간을 순식간에 암흑으로 뒤덮는 공포. 하늘을 밝힐 강한 빛과 올곧은 시선은 흔들림 없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고요히 나타나 깊은 미궁 속을 헤엄치게 만들지니. 소리 높여 불러도 들어주는 이 하나 없고, 손에 닿는 그 무엇도 일절 허락되지 않을 터. 길을 잃은 이에게 빛이 있을까, 그로 인해 모습을 감춰버린 이들은 영영 암흑 속을 헤매고 만다.

크리쳐

성질

근본적으로 안개는 자신의 맹약자와 닮아있었다. 조용하고 말 수가 없으며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고요하고 잔잔한 안개는 그의 주변을 가만히 맴돌 뿐이었다. 평소에는 몸을 줄여 제 맹약자의 옷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형태로 자리한다. 늘 함께하는 편이고 멀어지더라도 제 맹약자가 부르면 쏜살같이 달려와 곁을 지킨다.

 

그 환상종을 부를 때는 안개야, 하고 부르거나 가볍게 허공을 휘젓는 행동을 취했다. 그러면 안개는 주변을 배회하며 제 맹약자의 말을 기다렸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몇 년 전부터인가 안개의 형태로 여러 모습을 모방하고 다닌다. 거목, 독수리, 나룻배... ...그건 뭐야, 지렁이? 행동에 웃음 지으면 그제야 모습을 풀고 본래의 안개로 돌아왔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만 하지만 그것이 썩 싫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름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해도 무방하다.

검은 안개의 해방자, 트루디 켈란 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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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순간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길 잃은 아이를 부모의 품까지 안내해 주고, 환상종이 있는 길을 안전히 지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날. 이제는 일상으로 자리 잡아 제 손 닿는 곳이 있으면 발 바삐 움직여 하루가 저무는 지도 잘 모르던 날. 지친 몸을 바로 침대에 뉘지도 않고 사람 하나 없는 한적한 장소에 주저앉아 노트를 펼쳤다. 그가 하루의 끝이라 일컫는 짓이었다. 서투른 글씨로 오늘 하루 있었던 일과를 빠짐없이 적으면 그제야 만족하고 일어섰다. 별 하나 뜨지 않은 밤이었다. 구름에 가려져 달빛 또한 비치지 않는 바다. 그래, 제 고향. 딱 이 장소였나. 약속의 주박을 들은 그 장소에 지금 발 딛고 서있다. 배반자라 불리던 영웅이 제 옆에 선 이를 바라본다. 내 모든 걸 앗아갔다 생각한 불운, 그 자체.

 

고요한 어둠이었다. 파도치는 소리도 없이 한참의 간극을 나눈 후에야 영웅의 입이 열렸다. 나는 이제 네가 두렵지 않아. 속삭이는 소리였다. 너를 받아들일 수 있어. 다음 말은 힘이 들어갔고, 구름이 걷힌다. 제 모습 드러낸 달빛이 흔들림 없는 라일락색 눈동자를 비춘다.

공포와 불안, 슬픔 따위를 안개 저편으로 묻어줄 이. 부정한 억압에서 해방시킬 자. 그리하여 말하길...

“올바른 길로 나아갈 자, 여기 함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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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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