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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을 들어 적에게 우리가 당도했음을 알려라. ”

마지막으로 상륙한 육지.

외관...jpg

이제는 부족의 이름도 아비의 이름도 그와 무관하다.

그는 태생부터 바다 사람이요, 케렌이 그를 수식한다.

외관

                  너는 밤보다 깊은 바다를 본 적이 있을까. 소금기, 차게 식은 철의 냄새, 밧줄에 매긴 동물 기름, 가죽과 피. 검푸른 머리칼은 한층 더 어두워졌고 극지의 바다처럼 깊은 눈은 각도에 따라 선연한 이채를 발한다. 혹자는 그것을 들어 해수에 불시착한 벼락이라고 했다. 스케네마인이라면 빛 근처에 가져다 댄 조회장석曹灰長石을 떠올릴 테다. 누구보다 장대한 덩치로 그 자신이 돛대라도 되는 양 굳건히 버티고 선 모습은 도통 무너트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깎아지른 듯한 검은 암벽에 파도가 부딪히는 모양새를 연상시킨다. 전장을 업 삼아 평생을 담금질한 전사의 풍채다.

맹약자

성격

금강과 같은 의지  | 냉엄한 결단력  |  무던한 성정 

 

                   그 어린 날, 소년이 되려고 했던 자가 되었다. 

                   인의와 도리를 알면서도 감정을 인과와 별개로 둘 수 있다는 것, 그가 지닌 드문 재능 중 하나다. 적확하게 이해받는 경우가 드물어 극도의 이성과 합리에 기반한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비춰지나 기실 변덕스러운 기질이 강한 인물이다. 중도를 걷는 듯 하면서도 변화무쌍한 모습들. 요동칠지언정 동요하지 않는다. 다정하다기에는 냉혹하고 무정하다기에는 따스하다. 늘상 멀리에 향하는 시선 감추지도 않고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 무엇 하나 감출 필요를 느끼지도 않는다. 주관이 뚜렷하게 결정되어 번민할 일 적은 사람. 신념적인 부분을 제하면 초연하다 싶을 정도의 융통성을 보인다. 호불호가 뚜렷하나 기준을 구태여 남 앞에서 고집하지 않는 것에 가깝다. 보통 사람이 일생동안 갖는 욕망의 총량을 들어 특정 분야에만 기이하게 쏟아놓은 형태. 다른 것 탐내지 않는다. 오직 자유 뿐이다. 

케렌 연맹의 맹주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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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읽는 눈,

사람을 벗어난 괴력,

날붙이에 상처입지 않는 육체.

해수의 아이.

 

그는 자연과 하나 되었으며 손 안에 풍랑을 담아내는 이다.

기타

Official Timeline

 

1022년                  지하도시 가르멜 붕괴,  이후 스케네마에서 왕실과 계약해 1년간 복무 

1023년                   여름 자유민 신분으로 돌랄과 아그립냐, 케렌을 유랑하며 환상종 퇴치

~ 1025년 말까지 지속

뜻이 맞는 방랑자, 베델 전역에 흩어진 맹약자를 모아 제 3세력 ‘오쉬아스’ 구축

1024년                  ‘남옥산호’ 개발, 아그립냐 차기 지도자 후보와 비밀리에 독점 사업권 거래 

1026년                   4월 돌랄 ‘티아므넨파 대평원 전투’ 발발 - 가르멜 제 1차 총력전 

전투 이후 실종 

1028년 1월                   위대한 브린 자르에게 도전해 승리, 부족 연맹의 맹주직 취득

걀라르호른과 바랑고스를 필두로 대다수의 부족을 규합

군사적 성격의 ‘케렌 연맹’ 정식 출범

1028년 가을 가르멜 연합군 구축됨 (산하에 각 민족/국가 차원의 연맹 존재)

가르멜 연합의 의결기관 베델 총의회 결성 

‘오쉬아스’ 연합군에 흡수, 아그립냐 소관의 대 환상종 특수부대 ‘맛체바’로 편입

1029년 봄                   돌랄 해안과 케렌의 동쪽 첫번째 섬 ‘울프베르트’ 를 잇는 ‘화합의 다리’ 완공

1029년                   케렌과 아그립냐 수군의 협력으로 해상전을 대비한 함대 ’베르세르크’ 편성

케렌 측에서 주축 지휘권 확보 

1031년                   케렌과 아그립냐 남부 해역에서 ‘라조프 해전’ 발발 - 가르멜 제 2차 총력전

1034년                   스케네마 이북 지역을 확보하기 위한 북진 작전 참가 

1037년                   사제 샤바티 피살, 재판 참석건으로 맹약자 소집에 응함

 

                  귀룡의 습격으로 지하도시 가르멜이 붕괴된 해, 에이리크는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다. 퇴출자라는 오명이 낙인 찍혔다고 한들 세태가 바뀐 당시에 맹약자의 ‘힘’은 어느 무리나 원할 만한 것이었다. 그의 부족 역시 오갈 데 없는 소년을 받아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이리크는 바이킹의 율칙에 따라 내려진 형벌을 뒤집으려 하는 대신에, 혈혈단신으로 세상을 알아가기를 택했다. 스케네마 왕실과 계약을 하게 된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베르가모로 향해 루이 엘르메르 3세를 알현한 그는, 현 국왕의 왕권을 최우선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향후 1년간 스케네마의 군사력으로서 국가에 봉사한다. 스케네마 최전방 국경지와 산맥 곳곳을 오가며 문자부터 시작해 산의 민족이 이룩한 문화, 정치 경제적 제도와 사회 장치 등을 습득한 에이리크는 이듬해 여름이 오기 전 산을 떠났다. 

 

                  유랑은 1023년 여름 스케네마 산맥 끝자락에서 시작되었다. 유랑의 목적은 첫째, 상대적으로 고립된 환경인 케렌과 스케네마 밖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고자 하는 것이었고 둘째, 그와 미래에 관한 의견이 비슷한 동료를 모으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정치에 있어 개인의 힘 이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세력이라는 사실을 스케네마에서 배운 덕택이었다. 마주친 환상종은 가능한 한 물리쳤으며 그만큼 많은 위기에 처했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부랑자, 용병, 이방인, 떠돌이, 그리고 그 사막과 초원 위의 온갖 무리며 상단에 이르기까지. 바다 내음이 나는 곳으로 다시 향했던 것도 이맘때의 일이다. 비맹약자와 맹약자를 가리지 않고 모인 사람들이 각지의 민족도, 가르멜 연합도 아닌 저들만의 정체성을 공유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을 통틀어 ‘오쉬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래를 위해  투쟁하기를 원하는 자들의 무리였다. 

 

남옥산호 藍玉珊瑚

                  바다에서 동물계 환상종의 접근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 산호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제 해양동물인 산호와는 무관하며 일종의 광물에 가깝다. 뻗어나가는 나뭇가지처럼 마냥 무작위한 듯 보이나 일정한 규칙을 가진 프렉탈 형태로 결정화된 외양 때문에 붙게 된 명칭이라는 설이 있다. 시야나 육감 등 물리기관을 통해 인간과 선박을 감지하는 동물계 환상종은 선저 표면에 남옥산호가 부착된 배를 인식할 수 없는데, 산호가 해수와 정확히 같은 속성을 띄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서 흔히 보이는 의태와 비슷한 전략이라 효과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현재까지도 높은 환상종 회피율을 보인다.  적용시키려는 부피가 클수록 많은 양의 산호가 필요하지만, 높은 가격대에 형성된 시장균형과 암초 등 환상종 외의 요인으로 선박에 손상이 갔을 시 효과가 급감한다는 특징이 주요한 단점. 1024년 개발 시점에는 탄엘 상단을 통해 판매되었으나 현재 유통처는 아그립냐 지도층이다. 배가 곧 돈줄이자 재산인 무역상들에게는 필수재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고 24년 이래 건조된 가르멜 연합 소속 선박이라면 모두 설치되어있다.

 

                  환상종의 힘을 이용한 무기 개발이 가능하며 아그립냐에서는 이미 이러한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고 돌랄에서 조우한 연구자와 협력해 ‘남옥산호’를 개발한다. 케렌에 들렸을 적 여전히 바다에서 환상종과의 전투가 만연하며 매번 극심한 인명피해를 입는다는 얘기를 접했던 탓이다. 이후 연이 닿은 상단을 통해 아그립냐의 무역상을 상대로 남옥산호를 팔았고, 어느 정도 소문이 퍼진 뒤에는 남옥산호의 독점 사업권을 걸고 마르합디 엘라 다음 지도자 후보 중 한 명과 조건부 거래를 했다. 그는 아그립냐 내 맹약자 관련 복지 사항에 반대 의견을 표출한 전적이 있으나, 유세 기간 내 지지율 상승 및 남옥산호 사업에서 오는 금전적 이득을 노리고 이전 정권과 비슷한 방향을 택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가 수년간의 유랑 생활을 경험하며 느낀 바는 인간의 군사력이 각지에 흩어져 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종의 수는 정해져 있고 인력의 한계가 명확한 데에 비해 귀룡과 그것이 부리는 환상종은 끝을 모르고 쏟아져나온다. 오늘 하나를 죽인다 한들 내일 셋이 되어 나타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특히나 험준한 산간, 바다, 사막처럼 인간에게 있어 발 딛고 서는 것조차 더없이 가혹한 환경에서는 극소수의 맹약자가 아닌 이상 강인한 전사들이나 군대조차 제 힘을 다하지 못하고 격파당하기 일쑤였다. 에이리크는 유랑생활 동안 다양한 계기로 안면을 튼 각 민족 지도자를 찾아갔다. 지지부진하게 이어진 소모전과 인간 측 열세를 뒤집기 위해 가르멜 연합과 4동맹이 주체가 되어 거행하는 작전을 제안한다. 인근의 환상종을 유인해와 가장 유리한 환경, 유리한 시점, 우리가 정한 고지에서 한꺼번에 소탕하는 총력전을 꾀한 것이다. 그에 준하는 피해가 있을지언정 숨을 돌리고 환상종을 연구할 여력이 주어질 것이다. 파발이 대륙 각지를 수 차례 오가고 몇 개월 뒤, 전투가 벌어질 장소는 돌랄 북쪽의 이름 높은 대평원 지대로 정해졌다.  

 

                  티아므넨파 대평원 전투 

                  1026년 4월 돌랄에서 벌어진 전쟁을 가리켜 그곳 지명 그대로 티아므넨파 전투라 칭한다. 네 동맹과 많은 수의 맹약자가 참여해 일주일 가까이 이어졌던 전투는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각지에서 끌어들인 환상종의 구할이 죽었고 인근 지역은 한시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단, 인간 측의 모든 세력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으므로 전투가 끝나고서도 승전보를 알리는 사자의 얼굴은 밝지 못했으며 군대가 철수하는 동안 무용담이나 승전을 축하하는 연회 대신 비통한 애가가 울려퍼졌다고 한다. 특히 초원의 민족과 돌랄의 순례자들에게 신성시되던 티아므넨파 대평원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파괴되어, 십여 년이 지난 1037년까지도 그 때의 재와 그을음이 남은 채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고 있다. 전투의 마지막 날에는 새벽부터 일몰까지 하늘이 핏빛으로 붉게 물들었다고 하니 당시의 광경을 짐작할 만 하다.

 

                  불타지 않는 자 The Unburnt

                  티아므넨파 전투에서 케렌 쪽 군세에 가담해 활약했다. 전투가 이어지는 내내 몸 사리지 않았으나, 양 측이 상당히 소모되어 있던 후반부에 목격된 행적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지평선이 온통 불타오르기에 군대는 전화가 필요 이상으로 넓게 번졌다고 판단, 운신할 수 있는 병력을 모아 화재 진압에 나섰으나 그 풍경은 이미 자연 현상이 아닌 재해가 되어있었다. 환상종. 꺼지지 않는 업화가 재앙으로 변모한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까지 인간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 위해 또다른 환상종이 나타난 것인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다만 그것은 자연과 인간을 가리지 않고 나아가는 길에 있는 생명체를 공평하게 집어삼켰다. 이렇다 할 방비를 하기도 전 몇십 명의 전사가 불타올랐다. 문명의 발전을 허락한 것은 자연이었으나, 그가 등 돌린다면 얼마나 뼈저리는 대가를 안게 될지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인간이 꺼지지 않는 염화에 대응할 방책은 거의 없으므로 비맹약자 세력은 후방으로 물러나고 맹약자들이 자신의 환상종을 이끌며 전방으로 나섰다고 한다.

 

                  훗날 분류를 위해 이름 붙여진 현상계 환상종 '초열지옥焦熱地獄' 에 단신으로 뛰어들어 무모할 정도의 전투를 이어나간 바 있다. 그는 정확히 반대되는 성질을 띈 환상종의 힘을 받은 맹약자였으므로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불길이 그를 태우지 못했고, 동틀녘 즈음에는 현상을 완전히 소멸시켰다. 이 전투에서 ‘불타지 않는 자 The unburnt’ 라는 이명이 붙었으나 정작 본인이 이후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어떠한 공로도 치하받지 못한 것은 물론, 한동안 사망설마저 돌았다. 그가 진영에 귀환하는 것이 확인된 바 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그 순간을 잊지 않았기에 최종적으로는 실종으로 처리되었다. 함께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초열지옥을 소멸시키는 과정에서 환상종에게 저주를 받았다고 한다. 통곡하듯 맹렬히 불타는 대지의 저주. 이후 나타난 에이리크가 그 이야기를 입에 담지 않았으므로 저주를 받은 게 맞는지, 저주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케렌 부족 연맹

                  1028년 1월 돌연 모습을 드러내고 위대한 브린 자르에게 결투를 청한다. 비록 맹약자의 육체를 지니긴 했으나 동등한 전사로서 결투하기 위해 자신의 환상종 레비아탄을 케렌 사람들 앞에 격리시켜두고 (맹약한 이래 에이리크의 그림자가 제 형체대로 고정되어 있던 유일한 기간이었다) 험준한 바위섬 '카르카로스'로 이동해 며칠간 밤낮을 가리지 않는 전투를 이어나갔다. 일주일 후 승리자를 마중하러 돌아온 배가 에이리크 한 사람만을 태우고 돌아간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오직 힘으로 인정받는 사회에서 정점을 찍어눌렀다는 것을 한 가지를 의미한다. 부족 연합의 맹주가 될 자격을 얻었다는 것이다. 소속된 부족조차 없는 풋내기를 못 미더워하는 세력 또한 존재했으나, 그가 케렌에서 난 자이며 귀향을 고사했을 뿐이라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었다. 이후 부족 연합이 와해될 틈 주지 않고 차례대로 유력한 부족의 족장들을 만나가며 단일화된 지휘 체계의 필요성을 설득한다. 현 세태에 맞서싸우지 않겠다는 극소수의 부족은 그대로 두었으나 반기를 들고 항쟁하는 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한 내막 역시 케렌에 대해 안다면 뻔히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다.

 

                  가르멜 연합군 

                  같은 해 가을, 육지에 파발을 보내 동맹간의 군사력을 통들어 인간 측 긴급 전시 편제로서 정식으로 가르멜 연합군을 구축하자고 제안한다. 맹주가 바뀐 이래 케렌은 이전과 달리 동맹에 있어 적극적인 방침을 취하기 시작했다. 연합군 조직이 출범하면서 그 행보를 결정할 의결기관으로 베델 총의회가 만들어졌으며 이 회의에는 각 민족의 대표자와 일정 수준 이상의 군사력을 가진 세력의 대표 및 그 대리인 (예를 들어 최초의 맹약자가 이에 해당하겠다) 이라면 누구라도 의석을 가질 수 있다. 

 

                  마르합디 엘라의 임기가 끝나고 집권한 사막 민족의 지도자와 협상해 에이리크 주도의 '오쉬아스'가 가진 군사력을 아그립냐 소관으로 이양하는 대신에, 아그립냐와 케렌이 결성할 예정이던 해군에 대해서는 케렌 측이 함대 지휘권 일체를 위임받기로 한다. 오쉬아스 중 군에 남아서 싸우기를 희망하는 자들은 아그립냐의 대 환상종 특수부대 '맛체바'가 되었고, 1029년 환상종으로부터 대륙 베델을 수호하는 함대 '베르세르크'가 결성된다. 전력의 주축을 맡은 것은 해상전에 보다 익숙한 케렌인들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창 역할을 하는 부족은 흉포하고 용맹한 투지로 케렌에서도 이름 높은 '걀라르호른'과 먼 남서쪽 해역에서 돌아와 두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에 가담하기로 한 '바랑고스'다. 걀라르호른의 족장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레이스의 맹약자, 라그나로크이며 바랑고스의 족장은 비맹약자인 불사의 하콘이다.

 

                  케렌의 에이리크

                  새로운 맹주는 그 자신도 맹약자인 동시에 환상종에게 강한 적대감을 가져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는 자다. 부족에 따라 차이가 있는 데다 오랜 기간 못박힌 풍토를 뿌리 뽑으려 드는 움직임이 없어 케렌 지역 특유의 환상종 혐오는 여전히 만연하지만, 맹약자를 배척하는 일은 현재 공공연하게 금기시 되어있다. 케렌은 연합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맹약자의 환상종이 공격받지 않도록 부족간에 맹약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의 힘을 우대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간'인 맹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환상종을 향한 시선은 냉담하기 짝이 없다. 특히 에이리크 자신의 방침은 확고하다. 그 환상종이 무엇이고 어떤 사연이 있든간에 인간에게 해를 입힌다면 대적할 것. 



 

1022년                  ‘엘레아노르’와 함께 스케네마 복무 

1023년                  스케네마 산맥의 외지에서 ‘요하난’과 합류 ─ 1025년경 행로를 달리 함

케렌의 스페쿠가르 방문 

1024년

1026년 6월                  돌랄 변두리에서 동면, 같은 해 12월에 깨어나 ‘텐진’의 치료를 받음

1027년                         스케네마 대장장이 밑에서 도제 생활

칩거 중이던 ‘시몬 그레이힐’과 대면

몸이 회복되는 동안 자신의 닻 ‘흘레이니르’ 제작

1029년                  ‘시몬 그레이힐’을 연합군 참모로 등용 

1030년                   케렌의 동쪽 섬 울프베르트에서 ‘스파우트’ 1호 분점 개업 

1035년                   아그립냐 대 환상종 특수부대 ‘맛체바’ 괴멸 소식 보고 받음 

크리쳐

레비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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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아탄 לִוְיָתָן / Leviathan

                   일명 물그림자. 바다의 어머니. 묘지기. 푸른 공포. 심해의 주. 

 

절대로 밤바다를 오래 들여다봐서는 안된다. 

검고 구불거리는 물살은 레비아탄이 쥐고 흔드는 이들의 머리카락이란다… 

 

                   뱃사람들의 주적主敵. 해수면에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면 적습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케렌의 사람들은 일평생 거친 조류와 풍랑에 굴하지 않고 위험한 해협에서 항해하는 법을 익혔지만 인간이 침범할 수 없는 심해에 도사린 환상종은 여전히 그들의 재산과 미래를 위협한다.

                   레비아탄은 바다 민족의 오래된 숙적이다. 레비아탄에게 붙여진 악명과 온갖 끔찍한 구전설화는 이 바다 괴물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를 여실히 보여주는데, 선박 하단에 충격을 주거나 거대한 물살로 휩쓸기만 해도 크나큰 규모의 재난으로 이어져 배와 사람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레비아탄의 영지와 가까운 서쪽 제도에 기거하는 바랑고스의 경우 이 괴수가 불러일으킨 해일로 인해 섬 전체가 쓸려나가 이주한 사건이 부족의 역사에 몇 차례 존재한다. 피해 입은 선박을 간신히 침몰 위기에서 건져 상태를 살펴보면 하단이 거칠게 뜯겨나간 흔적이 남았다. 암초에 부딪힌 것 같기도, 뭔가에 물어뜯긴 것 같기도 해 뱃사람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아주 유서 깊은 이야기 ─그러니까, 구전설화─에 따르면 레비아탄은 본디 바다에 빠져죽은 원념이 한데 모여 생겨난 존재다. 아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레비아탄이 온다는 얘기를 하는 것 역시 케렌에서는 으레 있는 풍습이다. 이처럼 특정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피해 입은 전적만 쌓여가는 탓에 산 자를 향한 적의를 지닌, 아직 규명하지 못한 현상계 환상종이란 추측이 주를 이뤘으나 비교적 최근에서야 동물계 환상종임이 밝혀졌다. 레비아탄의 꼬리를 목격한 선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존자의 증언에 의하면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기에 두꺼운 구름층이나 하늘에서 나타난 환상종인 줄로 알고 경계하며 위를 보았는데, 고래의 꼬리가 드리워져 해를 가리고 있었다고 한다. 

 

                   실상 레비아탄의 외견은 인어. 말그대로 상반신은 인간종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고 하반신의 형태와 그나마 유사한 것은 포유류 중 가장 거대한 어종인 고래다. 적의와 반감으로 마구 부풀려진 묘사 전부가 들어맞진 않겠으나 창도 뚫지 못하는 두꺼운 가죽과 비늘, 줄지어 날카롭게 늘어선 이빨, 강철을 덧댄 용골도 부수는 턱을 지녔다고 전해진다. 레비아탄에 대한 정보가 이토록 추측성에 가까운 이유는 이 괴수가 기본적으로 심해에 살며 바다 밑에 도사리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환상종에 불과할지언정 인간과 유사한 외양을 가졌다는 것에 흥미를 드러내는 이도 간혹 있었으나 맹약자는 레비아탄의 미추를 분간하지 않으므로 여전히 알 길 없다. 단, 몸길이만큼이나 길고 굽슬거리는 머리카락을 지녔으며 그 색은 어둠과 같이 검어 깊은 바다에서는 전혀 분간할 수 없다고 한다. 

성질

                   맹약자에게 강한 집착을 보인다. 곁을 떠나지 않으므로 뭍 위에서는 그의 그늘에 깃들어 있다. 물그림자라는 이명답게 에이리크의 그림자는 지상에서도 마치 해수면에 비쳐 흔들리는 형상처럼 자잘하고 끊임없이 물결친다.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주로 상반신 뿐이며 맹약자의 어깨에 팔을 감고 등 뒤에 매달리듯 나타나는 때가 잦다. 때마다 제각각 다른 크기를 투영해 바로 옆에서 얼굴을 들이밀기도, 고개를 젖혀야 눈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커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마주하기에 어렵지 않은 범위인 모양. 의외로 인간종에게 별다른 적의를 품고 있지 않다. 보다 정확히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마음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흥미와 관심 범주에 그치는 반응 정도가 실재하고 결과적으로 혼란과 공허를 파생시킨다. 배려나 애정을 모르므로 그 관심이라고 할 만한 것이 인간에게는 해악을 입히는 재난에 불과했던 것. 지금도 맹약자의 몸을 상하게 할 때가 있으나 소년은 난폭한 애정을 불평 없이 감내한다.

                   에이리크는 자신의 영혼을 삼킨 환상종에게 ‘리위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영혼을 주었다 해서 레비아탄이 그가 귀애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것은 자명한데, 한낱 감상에 휘둘리지 않을 만한 소년의 행동은 실로 불가해하다. 에이리크는 인간의 언어로 환상종에게 말을 걸고 교감으로서 화답받는다. 그가 종종 ‘리위아’에 관해 언급하는 태도는 친근하기까지 하다. 레비아탄은 맹약자를 통해 외부 세계를 관측한다. 본능적으로 반대 성질을 기피해 역으로 잠식시킨다. 이를테면 뜨겁고 밝은 것. 충만하고 타오르는 것. 빛조차 없는 밤과 냉기, 영하의 온도와 어둠, 비리고 습한 것, 파괴 그 자체, 무한한 황량함이야말로 레비아탄의 속성이다. 한편 해저에서 암약하는 생명들과 물길의 흐름을 양 팔에 안았다. 만물이 하나를 향해 흐르는 자연의 섭리와 사멸하기 위해 태어나는 원초의 부화를 주관한다.

레비아탄의 주인, 에이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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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순간

티아므넨파 전투, 대기를 불태우는 업화 가운데에서 제 환상종에게 고했다.

“ 나 재로 흩어지거든 뭍이 아닌 원수의 품 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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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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